로앤테크연구소 (Law & Technology Institute)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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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년퇴임을 하고 서초동 연구실에서 제자 권영준 대법관, 조정욱 변호사, 정연덕 교수와 함께 정년퇴임 기념 대담을 하면서 지난 30여년을 되돌아보고 여러가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년퇴임이 축하할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로해야 할 순간이도 한데, 모두들 너무 환하게 웃으면서 정년기념 대담을 해도 좋은지 자문하기도 했습니다. 세 분 제자들이 약간 조심스러워했지만, 저로서는 제자들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감사했어요. 세 분 고생 많았고 고맙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서울대 법대 교수로서 별다른 걱정 없이 공부하고 글 쓰고 강의하고 대외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너무나 과분한 행복이었고, 주위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미안한 마음일 뿐입니다.
정년을 맞이해서 이제 교수 신분을 내려놓고 좀 더 자유로워졌다는 점이 커다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국립대 또는 국립대학법인의 교수 신분이 저에게 주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유로운 신분이 되었으니까 좀 더 솔직하게 제가 가지는 신념과 사상에 기초하여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틀에 박힌 교수로서가 아니라 이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개인으로 그동안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자유롭게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정년퇴임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40여년간 학생으로 그리고 교수로서 생활하던 관악캠퍼스를 떠나게 되었다는 점도 있고, 특히 제가 만들고 아끼던 "서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를 떠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서양에서 공부하고 세미나와 학술 활동을 하면서 미국의 Law & Technology Center 같은 연구 기관을 우리나라에도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마침 2003년, 김건식 교수님께서 금융법센터를 설립하실 때 저도 같은 해에 ‘기술과법센터’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기술과법센터는 지식재산법을 전공한 연구자들이 학술 활동을 할 수 있는 포럼이었을 뿐만 아니라, 연구 프로젝트와 세미나도 활발하게 진행하며 학문적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연구 성과를 정리하여 단행본을 출간하는 등 의미 있는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고, 그런 점에서 센터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서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를 떠나는 아쉬움을 달래고 다른 한편으로 보다 자유롭게 전문가분들과 함께 학술활동을 계속해나가기 위하여 로앤테크연구소 (Law & Technology Institute)를 설립하고 서초르네상스빌딩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곳 서초동 연구실에서 세분 제자들과 함께 정년기념대담을 갖게 되니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스쳐가면서 제자분들과 주위 여러분들께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정상조 드림.
